인천시민인 나에게 인천대공원은 ‘인천러라면 당연히 와야 하는 곳’과 같다. 벚꽃 시즌이 되면 인천시민 모두가 찾는 곳이기도 하며, 인천 소재 중고등학생들의 빠지지 않는 견학 코스, 유명 연예인의 공연이 열리는 곳으로 어린 시절의 향수가 있는 곳임과 함께 여전히 발걸음을 하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인천대공원은 나에게 러닝을 입문시켜 준 곳으로도 의미가 깊다. ‘조이 오브 러닝’ 소개글에도 나와 있듯 고등학교 시절 매년 5km 달리기를 했던 곳이다. 매년 약 1,000명 정도의 학생이 4월 28일 충무공 탄신일을 계기로 인천대공원에 모여 그렇게 달리기를 했다. 왜 충무공 탄신일을 기준으로 모였는지는 아직도 알 수 없지만, 전교 마라톤을 하는 날은 흡사 축젯날 같았다. (마라톤이 끝나면 바로 집에 갈 수 있었기 때문.)
하지만, 모두가 운동을 좋아하지는 않는 법. 실제로 전력으로 또는 열심히 5km를 뛰는 학생들은 손에 꼽았다. 나는 그 당시 학교 체력장을 할 때, 오래달리기를 곧잘 하는 학생이었다. 오래달리기를 잘하다 보니, 마라톤은 당연히 잘해야 했다. (그 당시 나의 a.k.a는 2개의 심장이었다.) 2개의 심장의 걸맞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자연스럽게 전력 달리기로 이끌었다.
마라톤은 5km로 길지 않은 거리였다. 대공원 후문 언저리에 반환점을 통과하여 중앙 무대로 돌아오면 되는 루트였으며 대체로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물론 나는 끝나는 시간과 상관없이 순위권으로 들어왔었고 매년 마라톤에서 수상했었다. (부상은 대체로 농구공이었다.) 여러 번의 수상 덕분에(?) 내 닉네임은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었다.
그렇게 인천대공원의 좋은 기억은, 실제 첫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계기로까지 이어졌다. 오래전부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싶었으나 일정이 여의찮아 매번 미루기만 하였는데, 코로나 이후 비대면 참여가 가능해졌다. 그렇게 기존에 관심 가졌던 ‘벤츠 기브앤 레이스’에 자신 있게 출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인천대공원을 마라톤 장소로 정했다. 그렇게 인천대공원은 나의 첫 마라톤, 그리고 첫 마라톤 대회를 함께 한 장소로 자리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