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야심 차게 밝았다. 여느 때와 같이 겸허하고 기대에 찬 마음으로 새해를 맞았다. 한 해를 보내면 보낼수록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느껴질 수가 없다. 흘러가는 시간의 바지춤을 부여잡고 멈춰 세우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아쉬움은 아쉬운 대로 보내며 지난 한 해를 회고했다. 새해맞이 필수 코스를 빠뜨릴 수는 없다. 새롭게 시도해본 일, 성취했거나 성취하지 못한 일, 힘들었던 일들은 무엇인지 정리해 보았다. 마음의 정리가 되었을 무렵, 22년 연초에 세웠던 새해 목표들을 꺼내어봤다. 마치 구겨진 종잇장을 펼치듯 조심히.
이룬 것들도 여럿 있었지만, 역시 못 이룬 것이 더 많았다. 조금도 예상을 빗나가지 않다니. 한편으로는 작년에 못 이룬 목표가 많을 것이니, 올해 목표로 다시 설정하고자 꺼낸 감도 없지 않아 있었다.
2022년을 돌아보면 새로운 환경을 마주한 해로 기억된다. 전사적으로 조직개편이 이루어지고, 새로운 동료들과 합을 맞춰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으며, 익숙하지 않았던 일들도 대거 맡아서 하게 되는 시기였다.
개인적으로도 커뮤니티 내에서 임원을 맡는 일들이 많아지고, 한정된 시간을 여러모로 잘게 쪼개 써야 하는 상황을 겪으며 적지 않게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시간을 쪼개면 쪼갤수록, 그만큼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은 적었다.
돌이켜보니 힘들었지만 그간 큰 변화가 없던 삶에 작년은 꽤 건강한 자극을 받는 해이기도 했다. 나의 부족한 점을 오롯이 체감하기도 하였으며, 어떠한 순간에는 상처를 받기도, 또 그 과정에서 성숙해지고 훈련받는 시간을 겪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