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개국, 24.4km를 뛰었다. 「Joey of Running」
달릴 때 살아있음과 기쁨을(Joy) 느끼는 러너. 영어 이름은 조이(Joey)다. 일주일에 최소 1회는 기록 단축 달리기에 도전하며,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달리고 있다. 물론 출근길에도 사투를 벌이는 달리기를 하고 있다. 러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쯤. 학교에서 4월 충무공 탄신일 기념에 맞춰 전교생이 모두 인천대공원에 모여 5km 마라톤을 뛰면서부터다. 뛰는 것은 좋아하지만 물론 42.195km 풀코스를 완주해본 적은 없다. 하지만 풀코스 완주라는 소망을 품고 열심히 트랙과 인생을 경주하며 오늘도 다시 달리는 거리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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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Run
(Feat. 긴 듯 짧았던 안식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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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월 휴가를 다녀왔다. 지난 호에 안식월을 앞두고, 야심 차게 여행지에서의 러닝을 예고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1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실제로 모든 나라에서 러닝을 경험할 수 있을까란 적지 않은 의심도 있었지만 결국은 해냈다.(?)
5개 나라에서 총 24.4km를 뛰고 걸었다. 한번 한번 뛸 때는 몰랐지만, 모아 놓고 보니 하프마라톤 이상 되는 거리. 뿌듯함이 물밀듯 밀려왔다.
이번 호에서는 각 나라에서 러닝을 하며 느꼈던 소소한 경험들을 짧은 이야기와 사진을 통해 전하고자 한다.
(1) 🇻🇳 베트남 다낭 5.01km
안식Run, 대망의 첫 러닝 장소였다. 베트남에서 7일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도착하고 나서 바로 다음 날 아침부터 뛸 것이라는 나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 무색하게도 베트남을 떠나게 되는 마지막 날에 첫 러닝을 하게 되었다. 코로나 이후 첫 해외여행이다 보니 기대감에 이래저래 다른 활동에 더 시간을 쏟았다. 그리고 마침내 오전 7시, 야심찬 다짐을 상기하며 뛰쳐나왔다. 숙소 앞에는 10km로 쭉 뻗어있고, 넓은 바다 전망을 보며 달릴 수 있는 미케비치가 위치해 있었다. 이것저것 잴 것 없이 미케비치를 따라 달렸다. 옅은 파도로 인해 단단해진 모래가 주는 촉감을 느끼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가쁜 호흡을 내쉬는 것은 적지 않은 감동을 준다. 이와 더불어 자연을 벗 삼아 뛸 때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과, 휴양지에 놀러와 행복한 모습을 하고 있는 자연인들의 모습을 보며 뛰니 웃음이 절로 지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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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체코 프라하 4.01km
두 번째로 신발끈을 동여맨 곳은 낭만의 도시 프라하였다. 카를교에서 보이는 멋진 프라하성이 이 도시의 랜드마크였기에, 의심의 여지 없이 카를교로 달리는 것을 선택했다. 카를교로 가는 곳곳에서는 다양한 성당, 트램길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고딕 양식의 성당에서 15분마다 울리는 청아한 종소리, 또 사람이 지나는 곳 이곳저곳에 얽히고설켜 있는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낯선 트램길을 보며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우리나라처럼 포장된 도로가 많지 않고 돌들을 나란히 놓아 설치한 보도가 대부분이었기에, 뛰는데 다소 불편함이 느껴져 아쉬웠다. 낭만의 도시였지만, 내 발에는 결코 낭만적이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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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헝가리 부다페스트 3.01km
야경 하면 빠질 수 없는 명소, 부다페스트. 부다페스트의 국회의사당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야경 맛집이다. 헝가리에서의 첫날, 야경을 보고서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강과 함께 아름다운 빛으로 수를 놓은 부다페스트 시내가 절경 그 자체였다. 이내 마음을 정했다. 내일 아침에는 빛이 없을 때의 모습을 기필코 보리라. 아침에 본 국회의사당도 여지없이 웅장했다. 어둠과 빛의 유무와 상관없이 건축물 자체로서 압도하는 느낌을 품고 있었다. 옆에 흐르는 다뉴브강 또한 아침에 러닝을 하기엔 손색없는 장소였다. 서울의 한강이 문득 떠올랐다. 역시 강은 러너들의 성지인지, 강을 따라 뛰고 있는 많은 내적 동료도 만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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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4.79km
크로아티아에서 마주한 두브로브니크에서는 잠시 쉬며 걷는 것을 선택했다. 두브로브니크는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는 올드타운이 랜드마크다. 끝없는 아드리아해의 자연과 어우러지는 성곽, 성곽 안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거리를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고 싶은 마음에 여유 있게 걸었다. 크로아티아를 걸으며 느낀 것은 고양이의 도시라는 것이다. 약 5일 동안 본 고양이만 50마리가 넘을 것이다. 특히 성벽 안에는 Johhny라는 고양이가 살고 있었는데 두브로브니크 최고 인플루언서였다. Johhny를 소개해준 친절한 외국인 할아버지는 한국을 좋아한다고 하며, 구수한 트로트도 직접 불러주었다. 그 환한 미소에 곁들여진 노래는 두브로브니크의 아름다운 장면 중 한 조각으로 기억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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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영국 맨체스터 7.58km
마지막 나라, 영국에 도착했다. 영국에 간 것은 오로지 영국 축구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를 직관하기 위해서였다. 그럼 달릴 곳은 한 곳뿐이다. 맨시티의 홈 경기장 에티하드 스타디움! 사실 이곳은 숙소에서 도보 약 1시간 거리로 꽤 먼 곳에 위치해 있었다. 하지만 뛰면 시간은 단축되리라. ‘좋아하는 축구팀의 경기장, 마지막 러닝’ 이 두가지가 합쳐져 여행 러닝의 막판 스퍼트를 내며 약 8km 정도의 거리를 뛰었다. 거리도 거리였지만, 맨체스터의 러닝은 특히 더 기억에 남는다.
맨체스터를 연고로 하는 두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라이벌인 맨시티의 유니폼을 대문짝만하게 입고 뛴 것이 한몫했다. 사실 숙소를 나가기 전까지 조금은 두려웠지만 안 해보면 후회할 것 같아 입고 무작정 뛰었다. (그래서 더 페이스가 빨랐을지도..) 그 뒤를 이어 영국의 러닝 문화가 매우 인상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러너들이 마주치면 가볍게 손인사를 건네며 뛰어갔다. 처음에는 달리기에 집중했을 뿐 아니라 그런 문화를 몰랐기에, 다른 이의 인사에 늦게 반응했지만 그 다음에 만난 러너에게는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네며 제법 현지인 행세를 하기도 했다. 이런 문화가 한국에도 자리 잡으면 러너들의 결속력(?)이 더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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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니, 적지 않은 나라에서 러닝을 하며 적잖은 재미를 느끼며 특별한 경험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달리는 것이 소소한 여행 계획 중 하나였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여행을 만들어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번 여행 러닝을 통해, 여러모로 다시 달릴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다. 러닝에 대한 재미는 물론, 휴식을 통해 진득하게 리프레시 할 수 있었다. 이제 안식런에 힘입어 다시 신발끈을 고쳐 묶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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