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치오 에 페페’는 ‘치즈와 후추’를 뜻한다. 나의 파스타 선생님 Missy는 지난 호에 소개했던 페투치네 알프레도를 미국식 이탈리안 요리로 분류하고, 카치오 에 페페는 이탈리아 중부의 클래식 요리로 분류하고 있다. 실제로 로마의 4가지 클래식 파스타 요리 중 하나로 꼽힌다.
필요한 재료는 간소하다. 물과 소금을 제외하면 면, 치즈, 후추 3가지가 전부다. 하지만 완성도를 높이기는 쉽지 않다. Missy 역시 카치오 에 페페는 만들기는 쉬울 수 있지만 잘 만들기는 정말 어려우며, 파스타 전문 요리사가 되기 위한 일종의 시험과 같은 요리라고 말한다.
치즈는 페코리노 로마노를 사용한다. ‘페코리노(pecorino)’는 이탈리아어로 양을 뜻하는 ‘페코라(pecora)’에서 파생된 단어다. 말 그대로 로마 지역에서 만들어진 양젖 치즈다. 쿰쿰한 향과 짠맛이 강하다. 어떤 이들은 풍미를 더하기 위해 파르마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더한다고 하는데, 유튜브에서 보이는 일부 이탈리아 사람들은 정통 레시피가 아니라며 정색한다. 아니 질색을 한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레시피에 진심이다. 나도 진심이다. 하지만 마음만으로 되는 것은 별로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