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헛소리를 좋아하고
잘하게 된 건 엄마 때문이다.
지금도 엄마한테 전화를 걸면
항상 헛소리로 시작을 한다.
매번 변화구를 줘야 하기 때문에
여간 어려운 게 아니지만
전화 걸기 전 뭐라고 헛소리를 해야
엄마가 재밌어할지를 고민한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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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님이 지금 경찰서라
합의금이 필요합니다.
7만원 보내주세요~"
“뭐래? 퇴근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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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로또됐어.
이제 이 나라 뜬다!~"
"응, 그래 운전하면서
전화하는 거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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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제는 말해줄 수 있잖아.
내 부자 친아빠 정체 좀 제발 알려줘"
"내년에 알려줄게. 밥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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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식이다.
초등학생 때
집에 있는 엄마한테 전화해서
헛소리를 한번 했더니
엄마가 깔깔 웃었던 게 시작이었다.
그 뒤로 평범하게
전화 거는 법을 잊어버렸다.
이제는 평범하게 전화 걸면
무슨 일 생긴 줄 알고 걱정할 것 같은
그런 이상한 통화가 되어버렸다.
이게 내가 헛소리를 좋아하고
즐기게 된 계기고
이제 헛소리의 장점을
몇 개 말해보겠다.
이거 또한 헛소리니까
진지하게 안 읽어도 된다.